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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시간을 거슬러
그녀를 만나다.

양로원 앞에 버려진 벤자민은 퀴니 부인의 손에서 자라게 된다.

80세의 외모를 가진 사내아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벤자민 버튼

부모에게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내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12살이 되어 60대의 외모를 가지게 된 그는
어느 날 6살 소녀 데이지를 만난 후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잊지 못하게 된다.

청년이 되어 세상으로 나간 벤자민은
숙녀가 된 데이지와 만나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가 비로소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아기가 돼 버린 벤자민과 그의 곁을 지키는 노년의 데이지


외톨이로 태어났지만 벤자민의 삶은 그가 세상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양어머니 퀴니는 그에게 따뜻함을 가르쳐줬고, 첫사랑 연인은 사랑의 애틋함과 쓰라림을 전해준다. 함께 여행을 떠나는 뱃사람들은 진한 우정을 흔적으로 남겼으며, 러시아에서 만난 영국 여인은 뜨거운 사랑의 화상을 가슴속에 남겨 놓기도 한다.


“ 누군가가 지각을 하지 않았다면, 택시 기사가 커피를 사 먹지 않았다면, 데이지 친구의 신발 끈이 풀리지 않았다면. ”
“ 택시 기사가 잠깐 한눈을 팔지 않았다면, 데이지가 거기서 춤을 추지 않았다면. ”


순간의 소중함

친구와의 약속 장소로 향하던 중, 휴대폰을 집에 놓고 와서 다시금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 적이 있었다. 자연스레 타려고 했었던 버스를 놓치게 되었고 다음 버스를 타게 됐는데 그 버스 안에는 오랜만에 마주하는 또 다른 얼굴이 있었다.

휴대폰을 잊지 않고 챙겨서 제시간에 버스를 탔었다면, 또 다른 친구를 우연히 마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일상 속에서 나의 사소한 행동은 수많은 가정이 되고 그 가정은 나비효과가 되어 다시금 결말로 돌아온다. 영화 속 데이지 또한 단 한 가지만 달랐다면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삶은 무수히 많은 상호작용의 연속이다. 일상 속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 인하여 무한한 경우의 수 중의 하나로 일어난 엄청난 우연의 결과물이고 그 우연은 마치 번개 맞을 확률처럼 매우 낮은 확률 속에서 일어났을 수도 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놓쳤던 시간의 흐름. 시간의 줄을 타고 있는 내가 놓치고 있는 삶의 소중함. 어쩌면 우리는 시간이 아닌, 순간을 사는 것은 아닐까.

내가 당연하게 보냈던 하루는 다른 누군가에겐 깊은 갈망이었을 터.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웃음 지을 수 있고 순전히 불어오는 바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감사해야 한다.

무심코 흘려보냈던 나의 일상 속에서 다음이 아닌,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자. 사랑하며 살기에도 우리의 시간은 한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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